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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하며 생긴 버킷리스트 3가지(오로라, 친구, 살아보기)

by 내가 돌아왔다 2025. 6. 7.

버킷리스트 관련

여행은 단순히 장소를 옮기는 행위 그 이상입니다. 새로운 문화를 체험하고,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하며, 그 과정 속에서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삶의 방향을 깨닫게 되는 특별한 계기가 되곤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여행을 통해 인생의 버킷리스트를 다시 쓰고, 그 목록을 더욱 구체적이고 생생하게 만들게 됩니다. 이 글에서는 실제 세계여행 중 생긴 세 가지 버킷리스트를 중심으로, 그 배경과 의미, 그리고 삶에 미친 영향을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1. 오로라 아래서 텐트 치고 하룻밤 보내기

아이슬란드 북쪽의 어느 마을에서 오로라를 처음 보았던 날은 지금도 생생히 기억납니다. 칠흑 같은 하늘 위로 초록빛 물결이 춤추듯 흐르고, 그 아래엔 숨을 죽인 듯 조용한 대지가 펼쳐져 있었습니다. 그 순간, ‘이 풍경 속에 잠시 머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것은 곧 ‘오로라 아래 텐트를 치고 하룻밤을 보내는 것’이라는 버킷리스트로 이어졌습니다. 현실적인 제약이 많지만, 그날 이후 나는 야영 장비와 생존 기술에 대해 조금씩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단지 오로라를 보는 것이 아니라, 자연과 하나가 되는 시간을 갖고 싶다는 열망이 생긴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나는 자연을 대하는 태도, 생명을 바라보는 관점, 그리고 인간으로서의 겸손함을 배웠습니다. 이 버킷리스트는 단지 하나의 장면을 실현하는 것을 넘어, 나의 삶이 ‘더 단순하고 자연에 가까워졌으면’ 하는 방향으로 마음을 움직이게 했습니다.

2. 세계 각국 친구들과 한자리에 모여 식사하기

여행 중 만난 수많은 사람들 중엔 여전히 SNS로 안부를 나누는 친구들도 있습니다. 인도에서 만난 화가, 체코에서 만난 대학생, 페루에서 함께 시장을 돌았던 여성 여행자. 국적도 언어도 다르지만, 짧은 만남 속에서 나눈 이야기는 제게 큰 울림을 주었습니다.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여 식사할 수 있다면 얼마나 멋질까?” 그렇게 제 버킷리스트엔 ‘세계 각국에서 만난 친구들과 다시 만나 식사하기’가 추가되었습니다. 물론 물리적으로 실현 가능성은 낮지만, 그 꿈을 품는 것만으로도 제 인간관계는 달라졌습니다. 더 자주 안부를 묻고, 생일을 챙기고, 각자의 삶을 응원하게 되었죠. 이 버킷리스트는 단순히 ‘친구를 다시 만난다’는 뜻을 넘어, 국경을 초월한 진정한 관계의 가치를 생각하게 했습니다. 그리고 삶의 우선순위 중 하나가 ‘좋은 사람과의 연결을 유지하는 것’이라는 사실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3. 1년 동안 한 도시에서 살아보기

여행을 하다 보면 ‘지나가는 여행자’로서의 삶이 주는 자유도 있지만, 그만큼 허전함도 남습니다. 스페인의 세비야에서 한 달을 머무르며 현지 마켓에서 장을 보고, 공원을 산책하고, 같은 카페에 들르던 그 일상은 여행이라기보단 ‘삶’에 가까웠습니다. 그래서 언젠가 한 도시에서 최소 1년을 살아보고 싶다는 욕망이 생겼습니다. 이 버킷리스트는 단순한 체류가 아닌, 진짜 ‘삶의 방식’에 대한 도전입니다. 언어를 배우고, 현지 친구를 사귀고, 커뮤니티의 일원이 되어보는 경험. 한 곳에 오래 머무는 여행은 빠르게 지나치는 관광과는 다른 깊이 있는 경험을 제공합니다. 이 목표를 세운 이후, 저는 도시를 고를 때 그 지역의 문화, 기후, 물가, 사람들의 기질 등을 꼼꼼히 살피게 되었고, 동시에 ‘정착’이라는 개념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결국 이 버킷리스트는 '어디에서 살고 싶은가'라는 삶의 핵심 질문으로 확장되었습니다.

버킷리스트는 삶의 방향을 비추는 나침반이다

여행 중 생겨난 버킷리스트는 단순한 목표가 아니라, 삶에 대한 질문과 열망이 응축된 결과물입니다. 오로라 아래에서의 하룻밤, 전 세계 친구들과의 만남, 한 도시에서 살아보기. 이 세 가지는 모두 물리적인 실현 여부를 떠나, 저에게 삶의 방향성과 가치관을 재정립하게 만든 중요한 이정표가 되었습니다. 버킷리스트는 언젠가 꼭 이뤄야 할 의무가 아니라, 나를 나답게 만드는 내면의 나침반이자 동기부여의 원천입니다. 여행이 끝난 후에도 우리는 이 리스트를 품고 살아갑니다. 그리고 그 여정 속에서 더 나은 삶, 더 깊은 관계, 더 넓은 세상을 향해 나아갈 수 있습니다. 혹시 지금 여행 중이라면, 문득 떠오르는 그 순간의 감정을 기억해두세요. 그것이 훗날 당신만의 진짜 버킷리스트가 될지도 모르니까요.